2027년 마케팅 계획, 트래픽 목표부터 지우고 시작하세요
10월은 내년 계획을 짜는 달입니다. 그런데 올해는 예년처럼 "검색 유입 30% 성장" 같은 줄을 먼저 적으면 안 됩니다. 결론부터 말씀드리면, 2027년 계획서는 세 가지 전제를 바꿔야 합니다. 첫째, 검색 결과에서 클릭은 더 줄어듭니다. 둘째, AI를 거쳐 들어온 사람은 분석 도구에 제대로 찍히지 않습니다. 셋째, 브랜드가 AI 답변에 등장하는지는 우리 사이트가 아니라 외부에서 결정됩니다. 이 세 가지를 인정하고 계획을 쓰면 예산 배분과 보고 양식이 함께 바뀝니다.
<숫자부터 봅니다>
미국 구글 검색을 패널 데이터로 분석한 조사에 따르면, 2026년 1~4월 기준 검색의 68.01%가 아무 클릭 없이 끝났습니다. 2024년 60.45%에서 7.56%p 올랐습니다. 클릭이 한 번이라도 발생한 검색은 같은 기간 9.51%p 줄었는데, 비율로 보면 22.9% 감소입니다. 여기에는 검색광고 클릭과 구글 자사 서비스로 가는 클릭까지 다 포함돼 있습니다. 즉 돈을 써서 사는 클릭까지 합쳐도 줄었다는 뜻입니다.
같은 조사에서 AI 개요는 전체 검색의 20% 이상에 노출됐고, AI 개요가 뜬 검색에서는 클릭률이 약 60% 떨어졌습니다. 검색을 하다가 AI 모드로 넘어간 비중은 0.34%로 아직 작습니다. 다만 구글은 2026년 개발자 행사에서 AI 모드 월 이용자가 10억 명을 넘었고 질의량이 분기마다 두 배 이상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. 지금 작다는 숫자와 빠르게 큰다는 숫자가 같이 있는 상태입니다.
이 데이터는 미국 기준이고, 데스크톱·모바일 웹 패널을 바탕으로 모바일 3분의 2, 데스크톱 3분의 1로 가정해 추정한 값입니다. 구글 모바일 앱 안에서 일어난 검색은 빠져 있습니다. 그래서 국내 수치로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. 하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. 같은 노출을 받아도 사이트로 들어오는 사람 수는 매년 줄어듭니다.
<AI 유입은 애초에 다 안 찍힙니다>
더 큰 문제는 들어온 사람도 제대로 안 세어진다는 점입니다. 한 분석 업체는 AI를 거친 유입이 실제보다 최대 10배까지 적게 잡힐 수 있다고 추정합니다. 이유는 단순합니다. AI 앱에서 링크를 눌러도 참조 정보가 끊기는 경우가 많고, 아예 링크를 안 누르고 브랜드명을 다시 검색하거나 주소를 직접 치고 들어오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.
실제로 한 금융 브랜드는 AI가 자사를 추천한 뒤 7일 동안 직접 유입이 14.2% 올랐습니다. 같은 기간 검색 유입은 오히려 15%가량 낮았습니다. 보고서만 보면 "검색이 빠졌다"로 읽히는 구간인데, 실제로는 AI 답변이 사람을 데려오고 있었던 겁니다. 이런 일이 벌어지는 계정에서 검색 예산을 깎는 결정을 내리면 그다음 분기에 직접 유입까지 같이 빠집니다.
<우리 사이트 밖에서 결정됩니다>
AI 답변에 우리 브랜드가 들어가느냐는, 우리 홈페이지를 얼마나 잘 고쳤느냐로만 정해지지 않습니다. 한 조사에서는 생성형 모델이 브랜드를 보여줄 때 참고하는 신호의 85%가 외부 자료였습니다. 커뮤니티 글, 비교 기사, 리뷰, 업계 매체, 다른 회사의 목록형 콘텐츠 같은 것들입니다.
여기에 더해, 엔진별로 인용하는 출처가 거의 겹치지 않습니다. ChatGPT, 퍼플렉시티, 구글 AI 개요 세 곳을 비교했더니 인용의 91%가 셋 중 한 곳에서만 등장했습니다. 한 군데에서 잘 인용된다고 다른 데서도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는 뜻입니다. 그래서 "AI 검색 대응"을 하나의 과제로 묶어 버리면 실행이 안 됩니다. 엔진별로 어디서 인용을 가져오는지 따로 보고, 따로 손대야 합니다.
<계획서를 이렇게 바꿉니다>
첫째, 목표 줄에서 세션 수를 빼고 세 층으로 나눠 적습니다.
노출 층은 브랜드 언급량, AI 답변 인용 건수, 검색 노출수, 콘텐츠 반응입니다. 행동 층은 브랜드명 검색량, 직접 유입, 문의 시 "어디서 보셨나요" 응답, 영업 기록에 남는 유입 경로입니다. 성과 층은 상담, 가망고객, 매출입니다. 이 셋을 한 장에 같이 놓고 매달 봅니다. 하나만 보면 아무것도 증명이 안 됩니다. 세 층이 같이 움직일 때 확신이 생기고, 따로 놀 때 어디를 볼지가 나옵니다.
따로 노는 모양마다 해석이 다릅니다. 노출은 늘었는데 브랜드 검색이 그대로면 사람들이 닿는 곳에 안 깔린 겁니다. 브랜드 검색은 늘었는데 상담이 안 늘면 랜딩과 응대 쪽 문제입니다. 브랜드 검색과 직접 유입은 느는데 AI 인용은 그대로면, 외부 활동이 이미 먹히고 있으니 더 넣어야 하는 구간입니다. 노출과 브랜드 검색이 같이 빠지면 경쟁사가 자리를 가져간 겁니다.
둘째, 외부 노출과 커뮤니티에 예산 줄을 따로 만듭니다. 담당자 이름을 적고, 돈뿐 아니라 주당 몇 시간을 쓸지까지 씁니다. 줄이 없으면 바쁠 때 제일 먼저 사라지는 일이 이쪽입니다. 참고로 마케팅 예산의 5% 정도를 커뮤니티에 쓰고, 경우에 따라 10%까지 보는 기준이 제시되고 있습니다. 외부가 우리를 인용할 이유를 만드는 자체 조사나 데이터 콘텐츠도 여기에 묶입니다.
셋째, 예산을 성격별로 세 묶음으로 나눕니다. 이미 검증된 일은 전액 유지합니다. 사이트 기술 개선, 기존 글 갱신, 이미 인용을 만들어 내고 있는 외부 노출 활동이 여기 들어갑니다. 학습용 일은 상한선을 두고 담당자 한 명과 종료일을 같이 정합니다. AI 자동화 시험, 아직 안 해 본 새 지면이 여기입니다. 측정이 안 되는 베팅은 판단으로 집행합니다. 커뮤니티, 오프라인 행사, 브랜드 실험이 여기 들어갑니다. 참고로 외부에서 공유된 한 배분 예시는 디지털 PR 40%, 사이트 기술 개선 30%, 콘텐츠 운영 20%, 자체 리서치 10%였습니다. 숫자 자체보다, 묶음마다 성격과 종료 조건이 다르다는 구조가 핵심입니다.
넷째, 연간 총액은 고정하되 분기마다 다시 나눕니다. 세 층 지표를 보고 묶음 간 비중을 옮깁니다. 1년에 한 번 정해 놓고 12월에 결산하는 방식은 지금 속도를 못 따라갑니다.
<내년 1월에 할 일>
계획서를 다 쓴 다음, 1월 첫 주에 기준선을 한 번 찍어 두십시오. 브랜드명과 핵심 카테고리 질의 20개 정도를 정해서 엔진별로 답변에 우리가 나오는지, 어디를 인용하는지 기록합니다. 같은 날 브랜드 검색량과 직접 유입도 같이 적습니다. 이 표가 없으면 연중에 무엇이 효과를 냈는지 영원히 말할 수 없습니다. 반대로 이 표가 있으면, 트래픽이 빠지는 해에도 "무엇이 움직였는지"를 숫자로 보고할 수 있습니다.
트래픽이 줄어드는 건 우리가 못해서가 아닙니다. 검색 화면이 그렇게 바뀌는 중입니다. 계획서가 할 일은 줄어드는 숫자를 억지로 올려 잡는 게 아니라, 줄어드는 와중에 무엇이 자라고 있는지 보이게 만드는 겁니다.
함께 그려볼까요?
